[2019국감]인니 찌레본 석탄화력 검은뇌물 파문

현대건설, 현지 공무원 민원 무마용 5.5억원 뇌물 전달

이만섭 | 입력 : 2019/10/16 [13:31]

 김성환 의원 진상조사, 해외석탄발전 전면중단" 요구

 

▲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국감 질의를 하고 있다.     ©운영자

 

인도네시아 찌레본 석탄화력발전 2호기 건설과정에서 주민 민원 무마용으로 55000만원 상당의 뇌물이 부패공무원에게 전달되는 등 해외석탄발전사업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와 해외석탄발전사업 진출의 전면 중단 요구가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인도네시아 찌레본 2호기 석탄발전 사업은 한국수출입은행이 6200억원의 금융을 지원하고 한국중부발전이 500억원의 지분을 투자한 대표적인 석탄발전 사업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이 사업은 대기오염과 생계수단 상실을 우려하는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찌레본 지역 군수인 순자야 푸르와디사스트라(Sunjaya Purwadisastra)에게 뇌물을 건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찌레본의 순자야 군수는 지난 5월 매관매직 혐의로 인도네시아 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는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병)이 입수한 공소장과 판결문에 따르면 조사과정 중에 현대건설이 총 6차례에 걸쳐 순자야 군수의 관저 등지에서 현금으로 총 55000만원을 건냈고 순자야 군수가 이를 시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과정에 현대건설 현지사무소 직원이 재판에 참고인으로 불려나가기까지 했다.

 

현대건설은 김성환 의원실 관계자 면담에서 뇌물이 아니라 순자야 군수가 민원을 중재하겠다고 비용을 요구해 전달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순자야 군수 측에 건넨 돈이 개인계좌를 통해 들어간 점, 관청이 아닌 개인 저택에서 전달된 점 등을 고려하면 뇌물죄 적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네시아 부패척결위원회(KPK)가 순자야 군수 재판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난 현대건설 뇌물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의 뇌물죄 적용이 확정되면 현대건설은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본의 마루베니 종합상사는 인도네시아의 타라한 화력발전사업과 무아라타와르가스 화력발전사업에서 뇌물을 공여해 미국 부패방지법 적용을 받은 결과, 201588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900억원의 징벌적 벌금을 부과받은 사례가 있다.

 

심지어 마루베니는 중부발전과 함께 찌레본 2호기에 지분을 투자한 공동투자자이고 또다른 지분투자자인 인도네시아 PLN은 다른 석탄화력발전 뇌물사건으로 대표가 구속된 상태여서 석탄화력발전사업 전반에 불법행위가 만연되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다.

 

찌레본 2호기 석탄화력 사업은 비단 뇌물비리 문제뿐만이 아니다. 김성환 의원은 “OECDIEA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 선진국들의 경우 2030~2040년까지 개발도상국은 석탄화력발전을 늘리지 않으면서 가급적 조기에 석탄화력을 폐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지적하면서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인 석탄화력발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건 시대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찌레본 2호기 사업의 문제는 굴뚝 산업 수출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찌레본 2호기의 대기오염 배출허용기준이 국내에 신설된 화력발전소들에 비해 이산화황은 9, 질소산화물은 17, 먼지는 10배 정도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성환 의원은 발전사는 효율이 높은 초초임계(USC) 발전소라고 주장하지만 현지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이 느슨하다는 점을 악용해 국내 화력발전소보다 대기오염물질이 10배 이상 많은 발전소를 짓는 것은 도덕적인 문제를 넘어 상식의 수준을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환 의원은 찌레본 2호기 사업은 사실상 검은 뇌물이 오고 간 비리 사업으로 규정하고 투자자인 한국수출입은행과 중부발전은 ‘OECD 공무원 뇌물방지협약을 어긴 이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업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찌레본 2호기를 비롯해 해외석탄화력사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불법행위가 드러나는 경우 관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건설의 뇌물죄가 확정될 경우 처벌이 불가피한데 인도네시아 현지 환경단체들이 한국의 국제상거래에 있어서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이하 국제뇌물방지법)’과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으로 각국 법원에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 의원은 찌레본 2호기 뇌물 의혹에 대한 처벌은 복마전이나 다름 없는 해외석탄화력사업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일 뿐, 더 중요한 건 해외석탄발전 진출을 중단하는 일이다.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은 이미 해외에서 총1518.4GW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 추진 중에 있고 한국무역보험공사는 53000억원 가량의 금융을 지원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주민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석탄화력사업 자체를 중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만섭 기자 skenews@skenews.kr

 

원문보기 : 산경e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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